창작 글

망초 단편 /20화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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창작 글입니다. 시, 수필, 소설 등이 올라옵니다.

웹소설 망초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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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개의 포스트

1화부터 최신순

사람은 익숙한 것이 사라지만 불안과 공포를 느낀다던데, 가끔은 반대의 경우도 있는 것 같다. 안개는 소리 소문 없이 찾아오고는 했고 자연스레 익숙한 풍경을 앗아갔다. 사실 안개가 소리 소문과 함께 찾아오면 그게 더 무서울 것 같기도 하다. 희끄무레한 덩어리가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다가오면 무섭지 않겠나. 이 마을은 지리적으로 안개가 자주 찾아올 곳이 아닌데...

단편

망초

13 1 2022.11.18

창작 글

재탕이 뭐 어때서

사골이 괜히 맛있는 게 아니다

예전에는 더 많은 것을 보고 싶고, 듣고 싶어 했던 것 같다. 늘상 보던 것도 한 번 더 보면 새로운 점이 보이고는 했다. 그래서인지 어떤 것을 볼 때 꼭 두 번은 봐야 직성이 풀렸다. 엄마는 같은 것보다 새로운 걸 더 보라고 권했고, 아빠도 비슷해 보였는데 언니는 얘는 재탕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할 뿐 별생각이 없어 보였다. 최근 들어서는 똑같은 것 좀 그...

창작글 재탕 사골 에세이

망초

7 2022.10.29

창작 글

[서진아정]칼로 물 베기

얼지 않으면 그대로니까

...아정아, 넌 가끔 아무렇지도 않게 나를 울리고는 해. 서진아, 나는 있지 네가 울면 어쩔 줄을 모르겠어. '요즘 연락을 많이 못해서 미안해. 우리 만난 지도 오래됐네.' '괜찮아, 전시회 준비 때문에 바쁜 거잖아.' 넌 가끔 괜찮지 않을 때도 괜찮다고 말하고는 했고, 나는 그게 조금 슬펐어. 그래서 네가 괜찮지 않은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고 ...

서진아정 전시회

망초

4 2022.10.21

창작 글

[서진아정]그날의 선배는

그래서 저는

선배를 처음 봤던 건 아마 동아리 부스에서였을 거예요. 사실 그때가 맞아요. 제가 어떻게 그 순간을 잊겠어요? 1학년 주제에 어떤 동아리를 들지는 제법 확고하게 정해둔 상태여서 일찍이 사진부에 든 상태였죠. 그래도 다른 곳을 구경해 보면 재밌겠다 싶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있었어요.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. 덕분에 선배를 만났잖아요? ...

서진아정 나이반전 창작글

망초

12 2022.10.03

창작 글

이 저택에는 시끄러운 사용인이 있다.

도련님은 조용한 것을 선호하지만

이 저택에는 시끄러운 사용인이 있다. 저마다 저택에는 제각기의 사용인이 있기 마련이다. 일은 조금 서투나 열심히인 자나, 일 처리는 확실하나 싸늘한 자처럼. 그러나 이 저택의 사용인, 그중에서도 집사는 조금 독특한 편이었다. 음전하게 주인을 모시는 여타의 집사들과 다르게 뭔가...... 소란스러웠다. 그는 특이점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...

은재유현 은유 창작글

망초

15 2022.09.27

창작 글

[서진아정]오르골 속의 우주에

우리의 사랑을 담아

우리는 여행을 떠날 곳을 정할 때 추상적인 바람을 담고는 했지. 이를테면, 별이 아름다운 곳이었으면 좋겠다 하는. 그곳에 무언가 유명한 것이 있다거나 맛있는 게 있고 없고를 떠나 그런 것을 먼저 생각하곤 했어. 계획을 철저히 짜는 사람들이 봤다면 이해하지 못했을 지도 몰라. 그렇지만 뭐, 사람마다 만족을 위한 기준은 다른 거니까. 생각해 보면 우리가 더 어...

서진아정 오르골

망초

6 1 2022.02.13

창작 글

큰 소리를 내며 울었다

비록 너는 듣지 못했겠지만

좋은 아침. 너는 늘 그렇게 인사하곤 했다. 아침이라기엔 미묘한 시간이었지만, 나는 순순히 그에 답했었다. 눈가에 묻은 잠도 채 떨쳐내지 않고 하는 인사가 뭐가 그리 우스웠던지. 덤덤하게 답하고는 작은 웃음을 삼키는 나를 이상하다는 듯 쳐다봤었다. 작게 하품하다가, 잠을 깨려는 듯이 뺨을 가볍게 치다가 꾸욱 누르고. 그런 작은 부산스러움이 싫지 않았다. 그...

글러챌린지

망초

28 4 4 2021.03.09

창작 글

다과

그대가 괜찮았으면 해.

차를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진정되는 느낌이 들지. 비록 내가 차처럼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도움은 줄 수 없더라도, 네가 괜찮았으면 하는 게 나의 작고 굳은 바람이야. 이것만은 무를 수가 없어, 미안해. 하지만 굳이 괜찮지 않아도 좋아. 괜찮아져야 한다는 것도 어쩌면 부담이니까. 그러니 나는 이렇게 혼자 소망하곤 하지, 그래도 부디 네가 괜찮기를. 따뜻하고 ...

글러챌린지 차 다과

망초

55 2 1 2020.04.08

창작 글

물이 가득 찬 욕조

가득 찬 것은 또한 사랑이겠죠.

(*고해성사와 이어지는 내용입니다. 둘 중 하나만 보아도, 이 글을 먼저 보아도 무방합니다.) 이렇게 당신에게 편지를 쓰기까지 저 또한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. 우습죠? 우리는 정말 별로 멀리 있지도 않은데 말이에요. 하지만 나 또한 이렇게 편지로 그대를 마주하기까지 크고 작은 용기가 여럿 필요했다는 것을 알아주기를, 부디 알아주기를 바라며 이렇게 한 글자...

고해성사 글러챌린지 편지

망초

40 3 4 2020.02.14

창작 글

고해성사

이렇게 그대 앞에서.

이렇게 당신의 앞에 서기까지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. 우습게도, 우리는 그리 멀리 있지도 않은데 말이죠. 하지만 그대에게 오기까지, 그리고 이 앞에서 마주하기까지 큰 용기가 필요했다는 것을 알까요. 당신은 아실까요? 부디 모르시기를, 그리고 어쩌면 알아주시기를. 나는 이렇게 모순된 사람입니다. 입체적인 사람이라고 포장해볼까요? 이래봬도 포장은 제법 잘...

고해성사 글러챌린지 고백

망초

44 3 4 2020.02.01

창작 글

적당한 사랑

정말이지 지독한 사랑이었다

너를 사랑한 나를 후회하면서도 너를 사랑했던 나를 부정하지 못한다. 너를 떠올리며 화를 내도 너를 사랑한 시간을 지우지 못한다. 나는, 빌어먹게도 너를 부정하지 못한다. 왜 나는 너를, 나를 부정할 수 없을까. 사실 아무것도 아닌 사이였다. 만남은 있었지만 사랑이 오가지 않았고, 헤어짐이 있었지만 사랑에 의한 게 아니었다. 그저 어쩌다 만났고 오랜 시간을 ...

짝사랑 글러챌린지

망초

121 2 4 2019.08.22

창작 글

고장난 시계

누군가의 토로

그냥 이렇게 멈춰버렸으면 좋겠어. 부숴지고 망가진 채로 말이야. 고치고 바꿔봐야 소용 없어. 이것 봐, 지금 숨 쉬는 것도 힘들잖아. 몸에는 전혀 이상이 없는데 숨 쉬는 게 힘들 때 얼마나 미칠 거 같은지 알아? 처참한지? 살아간다는 건 정말 많은 걸 소모시켜. 물론 동시에 채우고 회복시키기도 하지만 닳아버리는 게 확연히 더 많으면, 그러면 버틸 수가 없는...

글러챌린지

망초

93 4 6 2019.08.01

창작 글

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

그 순백의 공허가 찾아오면

재탕이 뭐 어때서

사골이 괜히 맛있는 게 아니다

[서진아정]칼로 물 베기

얼지 않으면 그대로니까

[서진아정]그날의 선배는

그래서 저는

이 저택에는 시끄러운 사용인이 있다.

도련님은 조용한 것을 선호하지만

[서진아정]오르골 속의 우주에

우리의 사랑을 담아

큰 소리를 내며 울었다

비록 너는 듣지 못했겠지만

다과

그대가 괜찮았으면 해.

물이 가득 찬 욕조

가득 찬 것은 또한 사랑이겠죠.

고해성사

이렇게 그대 앞에서.

적당한 사랑

정말이지 지독한 사랑이었다

고장난 시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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